그래픽 : 동영상 부분은 물론이고, 플레이할 때의 그래픽 또한 매우 우수합니다. 보덤의 노을진 해변, 그랑-펄스의 알카킬티 대평원, 비 오는 선착장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사운드 : FF 시리즈에서의 음악은 중요한 요소지요. 이번 13에서도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줍니다. 다만, 파판 특유의 그 음악(크리스탈 테마나 전투 승리 테마)들은 사라져서 약간 아쉬웠어요.
구성 : 장르가 RPG라고는 한데….
일단 마을이 없습니다. 마을에서 한숨 돌리고, 이벤트도 겪은 후 다시 필드로 나가는 보통의 RPG와는 달리 FF13에서는 세이브 포인트에서 회복&개조를 하고 진행하게 됩니다.
맵 또한 일자로 쭉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동하면서 전투-세이브-전투-세이브-전투-이벤트 대화-전투-세이브…"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RPG라기보다는 횡 스크롤 게임 같더군요.
거기에 월드맵도 없고, 막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비공정도 없어서 더욱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진행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RPG게임을 하기 어려운 바쁜 현대인을 위해 파판도 변하는구나'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ㅇㅅㅇ 일단 세이브 포인트는 많으니까요.
시스템 : 그래픽과 함께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 전투 시스템입니다.
전작인 FF12의 갬빗 시스템이 후반부로 갈수록 유저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드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번 FF13의 옵티마 시스템은 FF12의 장점을 가져오면서도 '조작하는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반면 무기나 액세서리의 개조 시스템은 그냥 보통 정도네요. 명비, 미션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스토리 : 처음부터 냅다 열차 타고 폭풍전개, 13일간의 과거 이야기가 뒤에 나오는 구성은 신선했지만 스토리에서는 합격점을 주기 어렵네요.
이야기의 서술에서 괜히 생소한 단어를 많이 집어넣어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어렵게 하는 점도 있고 (ex. 코쿤과 팔스, 르씨, 퍼지 등등-_-a), 전개에서도 당위성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왠지 이상한 다이슬리와 갑툭튀한 시드의 기병대 등등 엔딩까지 본 이후에 다시 돌아보면 억지로 이해는 되지만 아무래도 매끄럽지는 않습니다.
엔딩 장면에서는 FF7의 오마주가 느껴져서 좋았어요.
등장인물 : 스토리 때문에 등장인물들도 헤매기는 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도 많습니다. 펼쳐서 보세요~
펼쳐두기..
라이트닝 - 멋진 누님. 다만, 주인공으로의 존재감이 약한 면이 아쉬웠습니다.
전투에서도 포지션이 애매해서 많이 활약하지 못했어요. 검을 쓰고 있어 모션은 멋있습니다.
스노우 - 일러스트만 봤을 때는 듬직한 형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바보;;; 설정 상 라이트닝과 동갑인데 하는 행동은 스노우가 어려 보이네요. 이해되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나름 신선해서 좋았습니다.
HP가 많아서 리더로 많이 활약했음. 키가 2m라네요-_-a
사츠 - 정 많은 아저씨. 개그 담당이지만 알고 보면 깊은 사정이 있습니다. 그 사정이 게임상에서 깊이 있게 잘 표현되었고 당위성도 있어 등장인물 중 가장 공감 갔던 캐릭터였습니다. 새끼 쵸코보도 귀여웠고요. 바닐라와 둘이서 다닐 때는 조금 설레었어요.
전투에선 헤이스트 덕분에 많이 참여했습니다. 나중엔 헤이스트 중독이 돼서 일반 ATB게이지가 느려 보이더군요;;
바닐라 - 처음부터 비밀이 많아 보이더니… 13일간의 과거 이야기, 주인공 일행과의 모험, 엔딩에서의 결정타를 보면 바닐라가 주인공이고 나머지는 주변인물이 되어버립니다. 게다가 게임 중간마다의 독백도 라이트닝이 아니고 바닐라가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캐릭터이기는 한데 바닐라 성우인 후쿠이 유카리 씨의 목소리나 연기 톤이 특이하다 보니 '바닐라'라는 캐릭터는 살아나지 않고 후쿠이 씨의 목소리만 남아 있는 느낌이라서 아쉬웠습니다. (그렌라간의 니아, 톱2의 노노에서도 이와 비슷한 위화감을 느낄 수 있죠)
전투에서는 마법이 높아서 블래스터, 재머, 힐러로 요소요소 활약해 주었습니다.
호프 - 평범하게 잘살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날벼락 맞은 고민꾸러기 소년. 초반에 많이 방황하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고 잘 일어섭니다. 7살 차이 나는 라이트닝 누님과는 과연 잘 될 수 있을지도 기대됩니다.
헤이스트를 사츠보다 늦게 배우지만, 배우고 나서 보니 마법이 좋아 사츠를 밀어내 버렸습니다;;
팡 - 형님 캐릭터는 스노우가 아니라 팡이었습니다. 여성이지만 시원시원하고 당찬 모습. 바닐라가 관련되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스노우와 함께 디펜더를 많이 썼습니다.
세라 - 이 게임의 진히로인. 게임 중간마다 나오는 13일간의 과거 이야기에서 자주 출연합니다. 저주받은 운명에 빠져버리지만, 자신을 잃지 않는 심지 굳은 아가씨.
알고 보니 케이온의 무기 성우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총평 :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해도 다른 장점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게임입니다. 거기에 FF 정식 넘버링 첫 한글화까지. 이 게임 때문에 PS3까지 샀지만 후회없이 잘 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나올 Versus 13도 기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