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9일 일요일

뜬금없는 성경 이야기

(주 예수님의 은총이 모든 사람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뜬금없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성경을 다 읽어봤습니다. 대충 1년 걸렸네요.

믿음이 없는 비종교인이라 그동안은 큰 관심 없이 지내왔는데요,

작년 봄 독실한 개신교인 직장 동료분이 갑자기 성경책을 선물로 줘서, 라노벨을 읽는 느낌으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선물로 받은 개신교 버전을 읽기 시작했는데... 조금 읽다가 문체가 너무 옛스러워서 다른 번역은 없나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이 19세기 구한말도 아니고, '애굽 왕 바로' 보다는 '이집트 왕 파라오'가 익숙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자비를 들여 공동번역 성서, 천주교 성경, NRSV 영어판 성경까지 구매했습니다.

제가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 보니 별 거부감 없이 뒤죽박죽 모두 사서 비교해봤네요.;;


공동번역 성서는 70년대 가톨릭-개신교(의 일부)가 공동으로 참여해서 번역한 성경으로, 우리말 의역이 잘 되어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협업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처음 알게 되어서 놀랍네요.

NRSV 영어판 성경은 기존 우리말 고유명사 한글 번역이 제각각이다 보니, 영단어로는 어떻게 되어있나 궁금해서 충동구매했습니다. 영미권 사람들은 'Exodus'하면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탈출기(가톨릭)/출애굽기(개신교)로 나뉘어 있죠.

인류의 베스트셀러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서양 문화의 근본이 성경에 많이 있구나도 느꼈습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결국은 처음 사진처럼 천주교 성경을 정해서 끝까지 읽었습니다. 천주교 번역이 적당히 딱딱하면서 보기에 좋았네요. (2005년 초판이 나온 번역이라 고유명사 취급이 익숙하기도 했고요.)


전체적으로 좋은 말씀도 많이 있지만, 주화입마에 빠지기 쉬운 구절도 눈에 띄여서 '왜 그렇게 공격적인 신자가 많을까?'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요즘 시국을 생각하면 말이죠.

성경 내용은 인상적이었지만, 계속 무종교인으로 남을 것 같네요.ㅎ 처음 계기를 줬던 직장 동료분에게는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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